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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2일 목요일 12:30

전셋값 폭등…이사 엄두도 못 내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전세 갱신 55.4%…매물 급감

전셋값 폭등…이사 엄두도 못 내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세입자들이 이사 대신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전세 매물은 줄고 보증금은 오르면서 원하는 집으로 옮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2만7203건 가운데 갱신계약은 1만5061건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55.4%로 지난해 하반기 44.3%보다 11.1%포인트 상승했다. 반기 기준 갱신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처음이다.

서울 세입자 절반 이상 재계약…왜?

전세 계약 갱신 비율이 높아진 주요 원인은 매물 부족과 보증금 상승이다.

새로운 집을 구하려 해도 선택할 수 있는 매물이 적고, 기존 보증금으로 비슷한 조건의 집을 찾기도 어려워졌다.

특히 서울 외곽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강서구는 전체 전세 계약의 67.2%, 중랑구는 66.6%가 갱신계약으로 나타났다.

두 지역 모두 전세 계약 3건 중 약 2건이 기존 계약을 연장한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강서구는 20.8%포인트, 중랑구는 18.1%포인트 증가했다.

전세 매물 사라진다…금천구 58% 급감

전세 매물 감소도 심각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80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1일 2만3060건보다 2380건 줄어 10.3% 감소했다.

특히 금천구는 같은 기간 전세 매물이 178건에서 74건으로 줄었다. 감소율은 58.4%에 달했다.

동대문구는 48.6%, 구로구 47.5%, 도봉구 42.8%, 노원구 34.8% 감소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연초와 비교해 전세 매물 절반 가까이 사라진 것이다.

매물이 줄면서 세입자들의 선택권도 좁아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 8.21% 상승…외곽도 두 자릿수

전세 매물이 감소하는 가운데 보증금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8.21%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성북구가 13.5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원구는 12.96%, 강북구 10.75%, 도봉구 10.43% 올랐다.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적었던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두 자릿수 상승률이 나타났다.

전세 수요가 특정 지역에 몰리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보름 만에 9000만원 상승…전세금 부담

실제 거래에서도 단기간 보증금이 크게 오른 사례가 확인됐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면적 59㎡는 지난 1일 보증금 6억5000만원에 신규 계약됐다.

그러나 같은 면적과 층의 다른 주택은 16일 7억4000만원에 계약됐다.

보름 만에 거래 보증금이 9000만원 높아진 것이다.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노원 전용 84㎡도 기존 7억9000만원에서 8억7000만원으로 8000만원 오른 금액에 갱신계약됐다.

같은 단지 다른 주택 역시 기존 7억원에서 8억원으로 1억원 상승한 계약이 확인됐다.

다만 개별 거래 사례는 주택 상태와 계약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어 전체 시장의 상승률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재계약도 부담…세입자 선택권 줄어

전세 갱신계약이 늘었다고 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기존 집에 계속 거주하더라도 보증금 인상을 요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약갱신요구권을 이미 사용한 세입자는 다음 계약에서 보증금 인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기존 보증금으로 비슷한 지역과 면적의 주택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집 크기를 줄이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

이사를 하기도, 기존 집에 머물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는 셈이다.

전세 부족에 월세까지…주거비 불안 확산

전세 매물 감소는 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이후 전세 공급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세금 부담 증가 우려가 월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월세 수요까지 늘어나면 임대료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 전세 시장은 신규 계약 감소와 갱신계약 증가, 보증금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향후 전세 매물 공급이 충분히 늘어나지 않는다면 세입자들의 이사 부담과 주거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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