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3일 금요일 12:31
SK하이닉스 300만원→120만원…개미들 “팔지도 못한다”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고점 대비 약 60% 하락…자사주 매입도 종료

SK하이닉스 주가가 고점 대비 약 60% 하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장기 보유를 권유한 지 약 3개월이 지났지만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는 분위기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전 11시 3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만3000원(1.06%) 하락한 121만원에 거래됐다.
이날 주가는 120만원에 출발해 장 초반 117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123만5000원까지 반등하며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전날에도 SK하이닉스는 5.49% 하락한 12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 반도체 시장의 급락이 꼽힌다.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72% 급락했다.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인공지능(AI) 투자 부담과 중동 지역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다만 이날 SK하이닉스가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한다고 공시하면서 주가는 장중 반등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솔리다임이 별도로 상장할 경우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분산되는 중복상장 할인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역시 전날 솔리다임 상장이 중복상장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상장 철회로 일부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수급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1일 약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당초 계획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종료했다.
그동안 회사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나오는 매도 물량을 흡수하며 주가 하락을 완충하는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지난 8월 20일부터 이달 21일까지 기관투자자는 약 2조6812억원, 외국인은 약 25조6628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이 종료되면서 기존 매도 물량을 받아주던 주요 매수 주체가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과거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에서 주식을 반복적으로 사고팔기보다 장기 보유하는 것이 재산 보전에 유리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당시 최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상향할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SK하이닉스 주가는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했다.
SK하이닉스의 52주 최고가는 298만7000원이다. 이날 오전 11시 3분 기준 주가인 121만원과 비교하면 약 59.5% 하락한 수준이다.
고점에서 매수한 투자자가 원금을 회복하려면 현재 주가에서 약 147% 상승해야 한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고점을 형성했던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개인투자자의 SK하이닉스 순매수 규모는 31조5020억원에 달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6월 한 달 동안에만 15조6330억원을 순매수했다.
주가가 250만원대에서 130만원 수준으로 급락한 7월에도 개인투자자는 약 9조원어치를 추가 매수했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SK하이닉스 보유 투자자의 74.18%가 손실 구간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투자자 10명 중 약 7명이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방송인 도경완 역시 최근 방송에서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등에 투자했다가 약 40%의 손실을 봤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시장에서는 오는 28일 예정된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76조9640억원이다.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될 추가 주주환원 방안도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 종료가 반드시 추가적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매수 기반이 약해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향후 주가 회복 여부는 AI 메모리 수요의 지속성, 실적 성장세,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 개선 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높은 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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