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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6일 월요일 09:35

월급 2.5% 올랐는데…실질임금 4개월째 감소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9월 물가 2.9%↑…생활비 부담 여전

월급 2.5% 올랐는데…실질임금 4개월째 감소

월급은 올랐지만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의 명목임금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돌면서 실질임금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식료품과 교통비 등 생활에 밀접한 품목의 가격 부담도 이어지면서 가계 구매력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6년 8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7월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은 431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10만4000원(2.5%)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가 2.8% 상승하면서 실질임금은 360만4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2000원(0.3%) 감소했다. 임금 인상에도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제 구매력은 낮아진 셈이다.

실질임금 감소세는 4개월째 이어졌다. 올해 4월 전년 동월 대비 1.0% 감소한 데 이어 5월 1.4%, 6월 0.1%, 7월 0.3% 각각 줄었다. 이는 2023년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가장 긴 하락세다.

고용 형태에 따른 임금 격차도 나타났다. 7월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463만3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했지만, 임시·일용근로자는 173만6000원으로 2.6% 감소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상용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임금이 649만원으로 3.3% 증가했다.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는 384만6000원으로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기업 규모와 고용 형태에 따라 임금 상승의 혜택이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생활물가 상승세도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일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전월 상승률인 3.1%보다 0.2%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2%대 후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1.6%, 식품 이외 품목은 3.1% 각각 올랐다.

지출 목적별로는 교통 부문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7.7% 상승해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오락·문화는 5.8%, 기타 상품·서비스는 4.1%, 음식·숙박은 2.8% 각각 상승했다.

다만 모든 품목의 가격이 오른 것은 아니다. 9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하락했고, 신선과실 가격도 11.1% 떨어졌다. 품목별 가격 흐름에 차이가 있는 만큼 가구의 소비 구성에 따라 체감물가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더라도 가계 부담이 곧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물가 상승률 하락은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느려졌다는 의미로, 이미 상승한 가격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식료품과 주거비, 교통비 등 필수 지출은 단기간에 소비를 줄이기 어렵다. 소득에서 필수 생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가구일수록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물가 흐름의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은 수입물가와 국내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기업의 원가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향후 물가와 임금의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기업의 임금 인상 및 성과급 지급이 확대되면 실질임금이 회복될 여지도 있다. 반대로 물가 상승률이 임금 증가율을 계속 웃돌 경우 구매력 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가계의 생활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월급의 액수뿐 아니라 물가를 반영한 실질 구매력이다. 명목임금이 증가했음에도 실질임금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물가 안정과 임금 상승의 균형이 가계 소비 회복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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