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 월요일 09:56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역대급 실적 전망…주가도 반등할까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3분기 합산 영업익 184조원 전망…HBM4 경쟁 주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수준의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적 개선 기대와 달리 최근 주가는 조정을 겪으면서 향후 반등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와 차세대 제품 경쟁력,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흐름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약 18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와 반도체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발표한 잠정 실적에서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2.5%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매출은 98조2257억원, 영업이익은 76조9640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수치는 확정 실적이 아닌 시장 전망치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8일, 삼성전자는 29일 각각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사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핵심 요인은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이다.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량이 증가하면서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의 AI 가속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과 서버용 D램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대역폭을 높인 고성능 메모리다.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가속기에 활용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핵심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인 6세대 HBM4 공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최근 삼성전자의 3분기 HBM 매출을 87억달러, SK하이닉스는 76억달러로 추정했다. 전분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33%, 11%로 예상했다.
해당 추정이 실제 실적과 일치한다면 삼성전자가 이번 HBM 호황기에 처음으로 SK하이닉스를 분기 매출 기준 앞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번스타인의 분석은 국내 지역별 HBM 수출 통계를 활용한 추정치로, 양사가 공식 발표한 HBM 매출 실적은 아니다. 실제 경쟁 구도는 향후 기업별 실적 발표와 제품 공급 현황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는 HBM뿐 아니라 일반 메모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증가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과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경우 내년에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기 공급계약 확대 역시 반도체 기업의 실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실적 개선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조정을 경험했다.
지난 6일부터 이어진 7거래일간의 하락 구간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23.9%, SK하이닉스는 31.5% 각각 떨어졌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외국인 매도세, 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투자자들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면 HBM과 서버용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AI 서비스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반도체 수요 전망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 역시 변수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투자와 파운드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공정 전환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파운드리 사업 적자 규모는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기록하더라도 비메모리 사업의 손실과 신규 설비투자 비용이 전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주환원 정책도 향후 주가 반등의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추가 주주환원책이 발표될 경우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주환원 확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공개될 현금흐름과 설비투자 계획, 주주환원 관련 발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향후 주가 흐름을 판단할 때는 실적 증가율뿐 아니라 시장 기대치 충족 여부도 중요하다.
이미 높은 실적 전망이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더라도 추가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시장이 우려했던 투자 부담이 완화되거나 차세대 HBM 공급 확대가 구체화될 경우 투자심리 회복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반등 여부는 AI 반도체 수요가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 증가로 얼마나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역대급 실적 전망 속에서도 투자 부담과 시장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이번 3분기 확정 실적과 내년도 사업 전망이 향후 주가 방향을 가늠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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