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9일 화요일 20:04
AI 열풍 식나…엔비디아·브로드컴·AMD 급락에 반도체주 직격탄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슈퍼마이크로·퀄컴도 급락…월가 "AI 대장주 조정 국면"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던 미국 반도체 종목들이 급격한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시장을 이끌던 AI 관련 대형주들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최근 급락세를 이어가며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단기 조정 중 하나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장중 낙폭은 2002년 7월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번 하락은 미국 증시 전반의 약세라기보다 AI 수혜주에 집중된 매도세라는 점이 특징이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에서는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를 웃돌았지만, AI와 반도체 관련 종목들은 집중적으로 매도 압력을 받았다.
야후파이낸스 분석에 따르면 3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S&P500 내 가장 강하게 상승했던 50개 종목의 중간 수익률은 44%에 달했다. 반면 나머지 종목들의 상승률은 3%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6월 2일 이후 상황은 반대로 바뀌었다. 기존 상승 주도주 그룹은 중간값 기준 10.7% 하락한 반면, 나머지 종목들은 같은 기간 1.6% 상승했다. AI 테마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시장 주도주 교체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AI 인프라 핵심 기업들의 낙폭이 컸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micro)는 6월 2일 이후 약 20% 하락했고, 브로드컴도 같은 기간 약 20% 떨어졌다. 퀄컴 역시 약 17%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감소 규모는 더욱 충격적이다. 브로드컴과 엔비디아는 최근 S&P500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시가총액 감소를 기록했으며, 마이크론과 AMD 역시 감소 규모 상위권에 포함됐다. 반도체 업종 전체로는 최근 5거래일 동안 약 1조5000억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AI 산업 성장 스토리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올해 들어 급등했던 종목들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과 차익실현 욕구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스페이스X IPO,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대규모 GPU 수요 증가 등으로 AI 산업의 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AI 관련 종목들이 더 이상 무조건적인 프리미엄을 받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가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다시 주요 저항선 위로 회복하기 전까지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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