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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6일 일요일 21:01

“빌릴 곳이 사라졌다”…저신용자 대부업 대출 1년 새 반토막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법정 최고금리 규제 장기화에 대부업체 영업 축소…불법 사금융 이동 우려

“빌릴 곳이 사라졌다”…저신용자 대부업 대출 1년 새 반토막

저신용자들의 ‘마지막 돈줄’로 불리는 대부업 대출이 1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가 줄어든 긍정적인 신호라기보다 법정 최고금리 규제와 대부업체의 영업 축소로 저신용자가 돈을 빌릴 수 있는 창구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용점수 하위 20%인 700점 이하 차주의 대부업권 가계대출 잔액은 2024년 말 58조3천억원에서 2025년 말 27조9천억원으로 감소했다.

1년 동안 30조4천억원이 줄어 감소율은 52.1%에 달했다. 올해 3월 말에는 26조4천억원까지 줄며 감소세가 이어졌다.

저신용 개인사업자에게 나간 대출도 크게 줄었다.

대부업권의 저신용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2024년 말 27조6천억원에서 2025년 말 4조1천억원으로 급감했다. 1년 만에 대출 잔액의 약 85%가 사라진 셈이다.

대부업 대출 축소는 저신용자 전체 대출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신용점수 하위 20% 차주의 전체 대출 잔액은 2024년 말 445조4천억원에서 2025년 말 358조원으로 87조4천억원 감소했다. 감소율은 19.6%였다.

이 가운데 대부업권 대출 감소액은 51조7천억원으로 전체 감소액의 약 59%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 대출 감소액은 10조9천억원, 상호금융은 7조9천억원으로 대부업권과 비교해 감소 폭이 훨씬 작았다.

대부업 대출이 급감한 배경으로는 연 20%로 묶인 법정 최고금리와 대부업체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 꼽힌다.

대부업체는 신용도가 낮고 연체 가능성이 높은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을 공급하기 때문에 일반 금융회사보다 높은 위험 비용을 부담한다.

하지만 받을 수 있는 최고금리는 연 20%로 제한돼 있어 조달금리와 연체 위험이 올라갈수록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일부 대부업체가 신규 대출을 줄이거나 영업을 중단하면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공급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대부업 대출 감소가 저신용자의 재무 상태 개선을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빚을 갚아 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돈을 빌리고 싶어도 금융회사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차주가 늘어난 결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신용자는 대부업에서도 거절될 경우 합법적인 자금 조달 수단을 찾기 어려워진다.

생활비나 사업 운영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금융권 대출이 막히면 미등록 대부업체나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커진다.

불법 사금융은 법정 최고금리를 크게 웃도는 이자를 요구하거나 불법 추심과 개인정보 유출 등 추가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차주들의 자금 조달 창구가 축소되면 일부 수요가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을 낮추는 정책과 함께 합법적인 대출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고금리 규제만 강화할 경우 겉으로는 고금리 대출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저신용자가 금융시장에서 밀려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업권의 대출 공급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정책금융과 서민금융 상품이 줄어든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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