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6일 일요일 17:54
모건스탠리, 2분기 BTC·ETH 펀드 확대…코인베이스·일부 채굴주는 축소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IBIT 보유량 23% 늘려 1650만주…ETHA는 202% 증가한 460만주 비트팜 800만주 전량 매도했지만 서클·일부 채굴주는 확대

모건스탠리가 올해 2분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직접 연동된 상장지수상품의 보유 수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비트코인 채굴기업 클린스파크, 비트팜 등 일부 암호화폐 관련 기업의 주식은 줄이거나 전량 처분했다.
모건스탠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6년 2분기 13F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와 관련 운용 주체들이 보유한 블랙록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1분기 말 약 1340만주에서 2분기 말 약 1650만주로 증가했다. 3개월 동안 약 304만주를 추가한 것으로 증가율은 약 23%다.
IBIT는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면서 가격을 추종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상품이다. 투자자는 개인지갑이나 거래소 계정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 증권계좌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에 투자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의 IBIT 보유 수량은 증가했지만 공시상 평가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1분기 말 약 6억6700만달러였던 IBIT 보유분의 평가액은 6월 30일 약 5억4900만달러로 줄었다.
보유 주식 수를 약 23% 늘렸음에도 평가액은 약 18% 감소한 것이다. 이는 2분기 동안 비트코인과 IBIT의 시장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F 보고서의 평가액은 분기 종료일의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보유 수량을 늘렸더라도 해당 상품의 주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 공시상 평가액은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평가액 감소만으로 모건스탠리가 비트코인 투자를 줄였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실제 보유 수량을 기준으로 보면 IBIT에 대한 노출은 확대됐다.
모건스탠리는 2분기에 자사가 운용하는 모건스탠리 비트코인 트러스트(MSBT)도 새롭게 공시했다.
6월 말 기준 보유량은 약 257만주, 평가액은 약 4330만달러다. MSBT는 지난 4월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 연계 상장지수상품이다.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비용 등을 차감한 뒤 비트코인 현물 가격을 추종한다.
모건스탠리는 자체 상품을 출시했지만 기존에 보유했던 블랙록의 IBIT도 계속 확대했다. 6월 말 평가액 기준 IBIT 보유분은 MSBT보다 12배 이상 컸다. 자체 상품 출시 이후에도 고객 수요와 유동성, 운용규모 등을 고려해 경쟁사의 비트코인 상품을 함께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모건스탠리 공식 자료에 따르면 MSBT는 1940년 투자회사법에 따라 등록된 일반적인 뮤추얼펀드나 ETF와는 다른 신탁형 상장상품이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그대로 반영되며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보다 높거나 낮게 거래될 수 있다. 모건스탠리 비트코인 트러스트
이더리움 관련 상품의 보유 수량도 확대됐다. 모건스탠리는 블랙록 아이셰어즈 이더리움 트러스트 ETF(ETHA) 보유량을 1분기보다 약 202% 늘려 약 460만주까지 확대했다.
3개월 만에 보유량이 세 배 이상으로 증가한 셈이다.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스테이킹 미니 ETF 보유량도 약 26% 늘어난 510만주로 집계됐다.
블랙록 ETHA는 이더리움 현물 가격에 대한 노출을 제공한다. 그레이스케일의 스테이킹 상품은 ETH 가격 변동과 함께 스테이킹 보상이 펀드 가치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다.
이를 통해 모건스탠리의 가상자산 펀드 노출이 비트코인에만 집중되지 않고 이더리움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미니 트러스트와 비트와이즈 비트코인 ETF의 보유량도 늘렸다. 피델리티 비트코인 펀드 보유량은 약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솔라나 연계 상장상품에도 신규 포지션을 구축했다. 가상자산 펀드 투자 범위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서 솔라나로 넓어진 것이다.
가상자산 가격에 직접 연동된 펀드는 확대했지만 일부 암호화폐 관련 기업 주식은 줄였다. 모건스탠리는 2분기 코인베이스 주식을 약 55만주 축소했다.
코인베이스는 가상자산 거래량과 거래 수수료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수익, 수탁사업, 기관 거래 및 규제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비트코인 ETF는 기초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을 비교적 직접적으로 추종한다. 반면 코인베이스 주식에는 기업의 영업비용과 경쟁, 경영전략 및 규제 위험이 추가된다.
모건스탠리가 IBIT를 확대하면서 코인베이스를 줄인 것은 비트코인 가격 노출을 유지하되 거래소 기업 고유의 위험을 일부 축소하려는 조정일 수 있다.
하지만 13F 보고서에는 개별 매매 사유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해석을 확정적인 투자 판단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비트코인 채굴기업 가운데서는 클린스파크(CLSK) 보유량을 310만주 이상 줄였다. 비트팜(BITF)은 약 800만주에 달했던 보유분을 모두 처분했다.
채굴기업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 시 보유 코인 가치와 채굴 수익이 함께 늘어날 수 있어 비트코인보다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기도 한다.
반대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전력비와 장비가격, 네트워크 해시레이트, 채굴 난이도 및 부채 부담도 기업가치에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채굴주는 비트코인 ETF보다 복잡하고 높은 변동성을 가진 투자수단으로 평가된다.
모건스탠리가 IBIT를 늘리면서 클린스파크와 비트팜을 줄인 것은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직접적인 노출을 강화하고 일부 채굴기업의 운영 위험을 줄인 움직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모든 암호화폐 관련주를 줄인 것은 아냐
이번 공시를 모건스탠리가 암호화폐 관련주 전체에서 이탈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모건스탠리는 2분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인터넷그룹(CRCL) 보유량을 약 146만주에서 832만주로 크게 늘렸다.
사이퍼마이닝과 코어사이언티픽, 헛8, 비트디어 등 일부 비트코인 채굴·인프라 기업의 주식도 확대했다.
즉 암호화폐 펀드는 늘리고 관련 기업은 모두 줄인 단순한 구조가 아니다. 코인베이스와 클린스파크, 비트팜 등 일부 종목은 축소한 반면 성장성과 사업모델을 다르게 평가한 서클 및 다른 인프라 기업에는 추가로 투자한 선별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에 가깝다.
서클은 스테이블코인 USDC의 유통량과 준비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에 큰 영향을 받는다.
비트코인 채굴기업은 전력비와 채굴 효율, 데이터센터 전환 전략 등에 따라 기업별 실적 차이가 크다. 같은 업종이라도 모든 종목을 동일하게 취급하기 어려운 이유다.
암호화폐 ETF와 관련 기업 주식은 모두 디지털자산 시장의 영향을 받지만 위험 구조가 다르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운용보수와 추적오차 등을 제외하면 투자성과가 비트코인 가격과 밀접하게 움직인다.
코인베이스와 채굴기업 주식은 암호화폐 가격뿐 아니라 매출과 비용, 경영진의 전략, 자금조달 및 경쟁 상황의 영향을 받는다.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해도 회사가 시장점유율을 잃거나 비용이 증가하면 주가가 부진할 수 있다.
반대로 가상자산 가격이 횡보하더라도 새로운 사업이 성장하거나 비용을 줄이면 관련 기업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의 2분기 공시는 암호화폐 가격에 직접 노출되는 상품과 개별 기업의 경영 위험을 구분해 투자 비중을 조정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번 보유 내역을 모두 모건스탠리의 자기자본 투자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모건스탠리의 13F는 여러 자산운용 및 투자자문 계열사의 보고가 결합된 형태다. 2분기 보고서에는 약 4만5900개의 항목과 총 1조89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상장증권이 포함됐다.
공시된 ETF에는 모건스탠리의 고유자금뿐 아니라 자산관리 고객과 투자자문계좌, 펀드 및 위탁운용 자산이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IBIT 보유량 증가는 모건스탠리가 자체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했다는 뜻이라기보다 모건스탠리가 투자 결정 권한을 가진 계좌에서 해당 ETF 보유량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고객의 투자 선택과 자문모델 변경, 펀드 편입 및 리밸런싱 등이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13F는 매수 단가와 거래 시점, 투자 목적도 공개하지 않는다. 선물이나 스왑, 매도 포지션 및 비상장 투자 등은 보고서에 완전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13F 보고서는 분기 마지막 날의 보유 현황을 보여준다. 이번 자료의 기준일은 6월 30일이다. 제출 이후 모건스탠리가 해당 자산을 추가로 매수하거나 매도했더라도 이번 보고서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평가액도 6월 말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계산됐기 때문에 현재 가치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럼에도 보유 주식 수의 분기별 변화를 비교하면 대형 금융기관의 자산관리 계좌에서 어떤 가상자산 상품의 활용이 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의 2분기 공시는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인 기간에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의 보유 수량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자체 비트코인 상품을 출시하고 솔라나 상품까지 편입한 것은 가상자산을 기존 증권·자산관리 플랫폼 안에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코인베이스와 일부 채굴주를 줄인 것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일괄적인 낙관보다 기업별 수익성과 위험을 구분하는 선별 전략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모건스탠리의 가상자산 투자 방향은 자체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 상품의 운용규모와 다음 분기 13F의 보유 수량 변화를 통해 보다 분명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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