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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5일 화요일 21:55

“손실 4800억인데 70세로 올리자고?”…서울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에 노인단체 반발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서울시, 65세→70세 상향·버스요금 지원안 검토…노인단체 “교통복지 후퇴, 생존 문제 될 수 있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70세 상향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사진=노후희망유니온]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70세 상향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사진=노후희망유니온]

서울시는 노인 교통복지 체계를 다시 설계하기 위해 ‘서울 노인교통복지위원회’를 발족하고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 이상으로 높이는 대신 버스요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지하철 무임승차는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시가 제도 개편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빠르게 늘어나는 무임승차 손실이다.

서울교통공사의 무임 손실 규모는 2000년 504억원에서 지난해 4833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재정부담 역시 계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70세로 올리면 교통비 늘어난다”…노인단체 반발

25일 노후희망유니온과 공공운수노조 퇴직자지부 준비위원회, 전국시니어노조 등 노인복지 분야 13개 단체는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하철 무상승차 연령 70세 상향 논의를 중단하고 노인 교통복지의 새로운 해법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노인단체들은 무임승차 연령을 높인 뒤 일정 수준의 버스 이용료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꿀 경우 결국 상당수 노인의 실제 교통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허영구 공공운수노조 퇴직자지부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리고 일부 버스 이용료를 지원하더라도 노인들의 교통비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단시간 근로를 하거나 무료급식을 이용하는 저소득 고령층에게 지하철 무상이용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무임승차 손실 26년 만에 10배 가까이 증가

서울시 입장에서도 현재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무임승차 손실은 2000년 504억원에서 지난해 4833억원으로 약 9.6배 늘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현재의 연령 기준이 유지될 경우 재정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하철 운영비와 인건비, 전기요금 등이 함께 오르는 상황에서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까지 증가하면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 때문에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조정하는 대신 버스 이용 지원을 확대하는 등 교통복지 체계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인복지를 노인끼리 나누는 방식”

노인단체들은 서울시의 개편 방향이 고령층 내부에서 혜택을 재분배하는 방식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65~69세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줄이는 대신 다른 형태의 교통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전체 노인복지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혜택을 조정하는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단체들은 일률적으로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기보다 노인들의 소득과 경제활동 여부, 실제 대중교통 이용시간 등을 고려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제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고령층과 저소득층, 이동이 잦은 노인의 상황이 서로 다른 만큼 단순히 나이만을 기준으로 혜택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65세 이상 빠르게 늘어난다…재정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

이번 논란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고령화가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과거에 만들어진 교통복지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무임승차 제도를 유지하면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지하철 운영기관이 부담해야 하는 손실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다.

반면 무임승차 혜택을 줄일 경우 고령층의 이동권과 복지 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재정 부담과 노인 이동권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중앙정부 지원 문제도 다시 부각될 듯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는 서울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고령층 무임승차 제도는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공통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문제다.

지방자치단체와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그동안 노인 무임승차가 국가 차원의 복지정책인 만큼 중앙정부도 비용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서울시가 실제로 무임승차 연령 조정에 나설 경우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고령인구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단순히 연령을 올리는 것뿐 아니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도시철도 운영기관 사이의 비용 분담 구조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수 있다.

서울시가 아직 최종안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서울 노인교통복지위원회를 중심으로 무임승차 연령과 버스 지원 방식 등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

다만 무임승차 손실이 지난해 4833억원까지 증가한 만큼 현행 제도를 유지할지, 연령을 조정할지에 대한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노인단체들은 70세 일괄 상향에 앞서 소득과 경제활동, 대중교통 이용 특성을 반영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재정부담을 줄이면서도 고령층의 이동권을 훼손하지 않는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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