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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3일 목요일 01:13

'왜 갑자기 순위를 숨겼나'…한은,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 25년 만에 공개 중단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8월 외환보유액 4422억8천만달러로 역대 최대폭 증가…한은 '순위 의미 크지 않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세계 순위를 정례 보도자료에서 빼기로 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국제국은 이날 발표한 '8월 말 외환보유액' 자료에서 그동안 매달 제공했던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 항목을 제외했다.

한은이 월별 외환보유액 자료에서 우리나라의 세계 순위를 따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2001년 2월 말 이후 약 25년 6개월 만이다.

한은은 2001년부터 주요국의 외환보유액 규모와 함께 우리나라의 세계 순위를 매달 공개해왔다.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이 국가의 대외 지급 능력과 금융시장 안정성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여겨지면서 국제 비교 자료도 꾸준히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번 자료에서는 별도의 설명 없이 관련 항목이 빠졌다. 자료 형식을 바꾼 이유나 향후 공개 방침에 대한 사전 안내도 없었다.

한은은 최근 외환보유액 순위가 환율과 국제 금 가격 등의 영향으로 크게 오르내리면서 순위 자체가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제대로 보여주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순위는 지난해 말까지 세계 9위를 유지했지만 올해 1월 10위, 2월 12위로 밀렸다. 지난 5월 말에는 13위까지 내려갔다가 6월 말 다시 10위로 올라서는 등 단기간 변동 폭이 컸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안정 조치를 위해 외환보유액이 사용된 것도 순위 하락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대외 건전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외환보유액 순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자료 형식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년 넘게 공개해온 통계를 별다른 설명 없이 없앴다는 점에서는 대국민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정확한 국제 순위를 확인하려면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나 각국 중앙은행 통계를 별도로 비교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순위 공개 중단은 국내 외환보유액이 크게 늘어난 시점과 겹쳤다.

8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422억8천만달러로 집계됐다. 7월 말 4279억5천만달러보다 143억3천만달러 증가했다.

월간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종전 최대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의 142억9천만달러였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사상 최대였던 2021년 10월의 4692억1천만달러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크게 늘어난 데다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기타 통화 표시 자산의 달러 환산액 증가가 겹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부터 한은이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면서 은행들이 남는 외화 자금을 한은에 예치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별로는 유가증권이 3870억7천만달러로 전월보다 70억7천만달러 늘었고, 예치금은 303억달러로 71억7천만달러 증가했다.

특별인출권(SDR)은 157억7천만달러로 6천만달러 늘었으며 IMF 포지션도 3천만달러 증가했다. 금 보유액은 매입 당시 가격 기준 47억9천만달러를 유지했다.

한은은 최근 국내 생산업체의 수출용 실물 금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 매입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8월 중 추가 매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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