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3일 금요일 10:30
고채 금리 내려도 대출이자는 그대로…고금리 부담 언제 끝나나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국채 발행 축소에도 시장금리 3.9%대

정부의 국고채 발행 축소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국내 채권금리가 하락했지만,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동발 국제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13일 보도된 채권시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921%로, 직전 거래일인 8일의 3.983%보다 0.062%포인트 하락했다. 10년물 금리 역시 같은 기간 4.395%에서 4.306%로 0.089%포인트 내렸다.
금리 하락에는 정부의 국고채 공급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
재정경제부는 10월 국고채 발행 물량을 기존 계획보다 5조원 줄이고 경쟁입찰 규모를 12조원으로 조정했다. 3년물 발행 규모도 9월 3조2000억원에서 10월 2조4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정부는 기존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3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신규 발행 물량을 줄이고 채권 수급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지난 12일 진행된 국고채 3년물 입찰에서는 2조4000억원 발행에 6조6630억원이 응찰했다. 응찰률은 277.6%, 낙찰금리는 연 3.940%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도 금리 하락을 뒷받침했다. 같은 날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3만4789계약 순매수하며 올해 최대 규모의 매수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채권금리가 일부 하락했다고 해서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이 곧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12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보다 0.921%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다. 신용등급 AA-인 3년 만기 회사채 금리 역시 연 4.602%로 4%대 중반에 머물렀다.
국고채 금리는 회사채와 은행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주요 지표다.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과 가계의 대출금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국내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14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새 9.1% 오르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금리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역시 주요 변수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운송비와 생산비가 상승하고, 이는 소비자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여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불확실성을 고려한 통화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한 이후 정책 효과를 점검하기 위한 결정이다.
이번 동결에는 금융통화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 압력과 국내 경기 흐름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 호조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 상승률도 당분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동 지역 긴장과 에너지 가격 상승,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대 등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국고채 금리의 방향이 정부의 발행 물량 조절뿐 아니라 미국의 통화정책, 국제유가, 국내 물가 흐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과 대출 가산금리, 차주의 신용도 등에 따라 실제 대출금리 인하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기업 역시 기존 차입금의 만기와 신규 회사채 발행 시점에 따라 금융비용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고금리 부담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채권 수급 개선을 넘어 물가 안정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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