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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7일 수요일 11:52

한은총재 “물가 오래 간다”…금리 인상 경고에 위험자산 긴장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중동전쟁 종전에도 유가 정상화 지연 우려…“임금·수요 압력까지 커졌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중동전쟁 종전 합의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유가 하락과 금융시장 반등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에너지 공급망 회복과 임금·수요 압력 등 중장기 흐름을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 총재는 17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소비자물가는 앞으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임금·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도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전쟁 종전 합의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한 상황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신 총재는 “그럴 때일수록 시장 가격에 홀리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경제 자체를 봐야 한다”며 “유가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 안정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신 총재는 “단기적으로 원유 공급이 활발해질 수 있지만, 원유 생산이 전쟁 전으로 복귀할 수 있는지는 전문가들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공급 자체가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물가 압력이 에너지에 그치지 않고 임금과 수요로 확산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국내 경기 개선세에 따른 수요 압력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금 상승 또한 비용과 수요 양 측면에서 물가 상방 압력을 더 높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도 물가 판단의 변수로 거론됐다. 신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당시보다 임금과 수요 쪽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졌다”며 “앞으로 임금 협상 등이 이어지면서 수요 쪽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힘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 거론될 수 있는 ‘빅스텝’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신 총재는 “빅스텝 얘기가 나올 때는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채권 금리도 많이 높았고, 그런 면에서 오늘과는 아주 대조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을 펼 때는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밑에 깔린 중요한 흐름을 본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두되, 한 번에 큰 폭으로 올리는 방식보다는 물가와 경기 흐름을 확인하며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과 디지털자산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리 상승은 유동성을 줄이고 할인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성장주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가격에 압박을 줄 수 있다.

신 총재는 저소득층의 생활비 부담도 언급했다. 그는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20% 넘게 상승했고, 근원 물가도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며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오름세를 보이면서 저소득층 생계비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적극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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