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4일 화요일 22:10
“엔비디아만 쓴다”…머스크, 스페이스X 서버 독점 채택 선언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차세대 ‘베라 루빈’ 기반 지상·우주 데이터센터 구축…내년 스타마인드 위성 발사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의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를 엔비디아 시스템으로만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첫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베라 루빈이 최고의 아키텍처이자 최고의 AI 컴퓨터라고 생각한다”며 “스페이스X는 엔비디아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네트워크 기술을 결합한 AI 컴퓨팅 플랫폼이다.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하고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용 시스템으로 개발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베라 루빈 기반의 ‘NVL72’ 랙 규모 시스템을 지상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우주에도 배치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이를 위해 추진 중인 ‘스타마인드’ 위성 프로그램을 통해 내년부터 AI 서버를 탑재한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올해 말까지 2기가와트(GW)가 넘는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고, 내년 말에는 이를 약 10GW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대형 원전 여러 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규모로, 스페이스X가 단순한 우주 발사 기업을 넘어 대규모 AI 인프라 사업자로 진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는 지상 데이터센터의 부지와 전력, 냉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상에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넓은 토지를 확보해야 하고,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시설과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반면 우주에서는 별도의 토지를 확보할 필요가 없고 태양광 발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페이스X는 자사가 보유한 로켓과 위성통신 기술을 활용해 우주 데이터센터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서버를 궤도에 올리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과정은 지상 시설을 건설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할 수 있다.
발사 비용을 비롯해 우주 방사선에 대한 장비 보호, 고장 발생 시 수리, 데이터 전송 지연, 위성 간 통신망 구축 등의 문제가 해결 과제로 꼽힌다.
머스크의 발언은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한 실적 발표에서 나왔다.
스페이스X는 첫 실적에서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AI 관련 매출은 전 분기보다 213%,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7% 증가한 26억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 확대와 그록, 엑스 구독 증가가 AI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구글과 앤트로픽을 비롯한 AI 기업들과 수십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도 체결했다. 이들 기업은 스페이스X의 컴퓨팅 용량을 빌려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주식시장도 스페이스X와 엔비디아의 협력 확대에 반응했다.
이날 스페이스X 주가는 정규장에서 9.43% 오른 125.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 주가도 2.56% 상승했다.
스페이스X가 엔비디아 시스템을 독점적으로 채택하면서 엔비디아는 지상 AI 데이터센터에 이어 우주 기반 컴퓨팅 시장에서도 핵심 공급업체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스페이스X 주가는 정규장 급등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7% 넘게 하락했다.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비용과 우주 데이터센터의 사업성에 대한 경계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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