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4일 금요일 17:20
스테이블코인X, ENA 30억개 보유…준비자산 가치 2억1800만달러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에테나 재단·PIPE 투자로 대규모 물량 확보…나스닥 상장사의 자산가치, ENA 가격에 좌우

에테나 생태계 인프라 기업 스테이블코인X(StablecoinX)가 약 30억개의 ENA 토큰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블코인X가 제출한 2026년 2분기 공시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에테나 거버넌스 토큰 ENA는 약 30억개로 분기 말 기준 가치는 약 2억1800만달러(환화 약 3079억 6860만원)로 평가됐다.
전체 물량은 에테나 재단 측이 제공한 약 2억8500만 ENA와 사모투자 방식인 PIPE에 참여한 투자자 자금으로 확보한 약 27억5000만 ENA 등으로 구성됐다.
두 물량을 합하면 약 30억3500만 ENA다. 공시와 발표 자료에 따라 전체 보유량이 약 30억개 또는 30억2900만개로 표시되는 것은 거래 종결 시점과 집계·반올림 기준의 차이로 볼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X는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기업이 아니다. 에테나의 합성달러 USDe와 USDtb 생태계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인프라, 유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ENA를 장기 준비자산으로 축적하는 상장사다.
회사 이름과 나스닥 종목코드는 각각 StablecoinX와 ‘USDE’지만, 주식 USDE와 에테나가 발행한 합성달러 USDe는 서로 다른 자산이다. 투자자는 동일한 표기 때문에 두 상품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X는 6월 25일 기업인수목적회사인 TLGY 애퀴지션과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다음 날부터 나스닥 캐피털마켓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보통주는 USDE, 신주인수권은 USDEW라는 종목코드를 사용한다.
합병 종결 당시 회사는 약 30억2900만 ENA를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당시 ENA의 30일 거래량가중평균가격인 0.0909달러를 적용한 보유 가치는 약 2억7500만달러였다. 스테이블코인X의 SEC 제출 자료
2분기 공시에서 평가액이 2억1800만달러로 낮아진 것은 보유 수량이 크게 줄어서라기보다 ENA 가격 하락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합병 당시 2억7500만달러와 비교하면 평가가치는 약 57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X의 자산가치와 실적이 ENA 가격에 크게 좌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NA 가격이 10% 오르면 회사의 토큰 준비자산 가치도 단순 계산으로 약 10% 증가할 수 있지만, 가격이 하락하면 같은 비율로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30억개가 넘는 ENA는 전체 공급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상장 당시 회사 측은 보유 물량이 ENA 전체 공급량의 약 20%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토큰 준비자산은 대부분 PIPE 거래를 통해 마련됐다. PIPE는 특정 기관투자자가 상장사 또는 상장 예정 기업의 주식을 사모 방식으로 인수하는 자금조달 구조다.
스테이블코인X 설립 거래에서는 약 8억9000만달러 규모의 PIPE 투자 약정이 이뤄졌다. 현금 투자금 가운데 일부는 에테나 재단 계열사로부터 할인된 가격의 잠금 상태 ENA를 매입하는 데 사용됐다.
초기 거래 구조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X가 확보한 ENA는 장기 보유를 원칙으로 한다. 에테나 재단의 승인 없이 매도하거나 대여·담보 제공 등으로 처분하는 것이 제한되는 영구자본형 준비금 전략을 채택했다. TLGY·스테이블코인X 거래 발표
이러한 구조는 대규모 ENA 물량이 단기간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반면 회사가 시장 상황에 맞춰 토큰을 자유롭게 매각하거나 자산 구성을 바꾸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ENA 가격이 급락해도 자산을 신속하게 처분하지 못한다면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 장부상 평가액이 높더라도 실제 시장에서 대규모 물량을 동시에 매각할 경우 가격 충격으로 공시된 가치만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에테나 재단과 스테이블코인X의 지배구조 관계도 주목된다. SEC 제출 자료에 따르면 에테나 측은 합병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X 주식을 취득해 회사의 의결권 과반을 보유하게 됐다. 합병 완료 8-K 공시
이는 에테나 생태계와 상장사의 이해관계를 긴밀하게 연결하지만, 동시에 회사의 자산과 사업, 의사결정이 특정 프로토콜에 지나치게 집중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스테이블코인X는 보유 ENA를 단순히 가격 상승을 기다리는 자산으로만 운용하지 않고 에테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여러 블록체인 사이에서 에테나 관련 메시지를 검증하는 탈중앙화 검증 노드를 운영하고,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규제 준수, 유동성 및 준비금 관리를 연결하는 ‘스테이블코인 하니스’ 미들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또 금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USDe와 USDtb 등 에테나 제품의 유통을 확대해 인프라 수수료와 서비스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스테이블코인X 사업 소개
그러나 일부 사업은 아직 개발 또는 상용화 초기 단계다. 회사의 영업수익이 충분히 성장하기 전까지는 주가가 실제 인프라 사업 실적보다 ENA 보유량과 토큰 가격에 더 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스테이블코인X 주식에 투자한다고 해서 주주가 ENA나 USDe를 직접 소유하는 것도 아니다. 주주는 회사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며, 토큰 준비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상환권이나 인출권을 갖지 않는다.
회사 주가는 ENA의 순자산가치보다 높은 프리미엄 또는 낮은 할인 상태로 거래될 수 있다. 운영비와 추가 주식 발행, 합병 관련 비용, 토큰 잠금 조건 및 규제 위험도 주당 자산가치에 영향을 준다.
이번 공시는 스테이블코인과 디파이 생태계에 집중하는 디지털자산 트레저리 기업이 미국 증시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스테이블코인X의 기업가치는 ENA 가격뿐 아니라 에테나의 USDe 유통량, 검증 노드 수익, 인프라 소프트웨어 상용화 및 추가 자금조달 과정에서의 주식 희석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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