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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6일 월요일 06:39

서울 재건축 공사비 갈등 확산…“계약금액으론 못 짓는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공사비 분쟁 69건 발생…일부 사업장 두 배 가까운 증액 요구 원자재·인건비 상승에 조합 부담 커져…착공 지연·분담금 증가 우려

서울 재건축 공사비 갈등 확산…“계약금액으론 못 짓는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이 잇따르면서 주택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서울시가 국정감사에 제출한 정비사업 공사비 분쟁·조정 현황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공사비 분쟁·조정 사례는 총 69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변경 전후 공사비를 확인할 수 있는 55건의 평균 증액률은 39.0%에 달했다. 16건은 공사비가 50% 이상 올랐으며 기존 계약보다 두 배 넘게 증액된 사례도 3건이었다.

연도별 평균 증액률은 2023년 41.4%, 2024년 33.0%, 2025년 51.9%로 3년 연속 30%를 웃돌았다. 올해 발생한 분쟁 15건 가운데 최근 합의에 이른 9건의 평균 증액률은 26.5%였다.

개별 사업장에서도 공사비 인상 폭이 두드러진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21차 재건축조합은 지난 2월 시공사 포스코이앤씨와 3.3㎡당 공사비를 기존 678만원에서 1128만원으로 66.4%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관악구 봉천4-1-3구역 역시 3.3㎡당 공사비가 477만원에서 774만원으로 62.3% 올랐다. 동작구 노량진7구역은 41.7%, 성북구 장위6구역은 40.7% 증액됐다.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사업장에서는 인상 요구 폭이 더욱 크다.

연내 착공을 추진 중인 동작구 노량진4구역에서는 시공사 현대건설이 3.3㎡당 공사비를 기존 478만원에서 942만원으로 97.1%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기존 계약금액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인근 노량진5구역에서도 대우건설이 기존 549만원보다 62.7% 높은 893만원을 요구했다. 은평구 수색8구역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기존 508만원에서 829만원으로 63.2% 증액을 요청했다.

시공사들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공사기간 연장, 설계 변경 등을 공사비 인상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3년 평균 127.90에서 올해 8월 138.74로 8.5% 상승했다.

다만 건설공사비지수 상승률과 개별 정비사업의 공사비 증액률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사업장마다 최초 계약 시점이 다르고 공사 면적 확대나 마감재 변경 등 추가 비용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사비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조합원 부담과 주택공급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시공사와 조합이 공사비 증액 규모에 합의하지 못하면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 일반분양 이후 추가 공사비가 발생할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는 공사비 갈등에 따른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공사비120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과 계약부터 공사비 검증, 분쟁 조정, 합의 이후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통합 창구다.

최근에는 연내 착공을 추진하는 11개 정비사업 조합과 5개 시공사, 8개 자치구가 공동협약을 체결하고 공사비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협력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증액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합과 시공사 간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공사 초기부터 세부 내역을 명확히 해야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주요 주택공급 수단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공사비 갈등이 계속될 경우 공급 일정이 늦어지고 사업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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