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0일 금요일 08:05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반도체주 흔들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호실적에도 급락…AI 투자 우려 확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급락하며 국내 반도체주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역대급 실적에도 미국발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확산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이 단기 조정에 그칠지, 반도체 상승 흐름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각각 5%대, 8%대 하락했다. 오전 10시 48분 기준 삼성전자는 5.28%, SK하이닉스는 8.72% 떨어지며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
반도체 대형주 급락에 코스피도 장중 5% 넘게 밀렸다. 오전 10시 4분에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며 투자심리 위축이 본격화됐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기술주 약세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 우려로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12.64% 폭락했다.
알파벳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5000억달러 증발했다. 대규모 AI 투자에도 충분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면서 기술주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했다.
아마존과 인텔의 실적 발표 역시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AI 관련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실적 전망이 맞물리면서 미국 반도체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문제는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과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역대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을 확인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수익성 개선과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로 성장 기대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현재 실적보다 향후 성장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구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투자 규모에 걸맞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AI 투자 속도가 둔화할 경우 HBM과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우려가 국내 반도체 기업의 미래 실적 전망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실망감도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삼성전자는 전날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환원 계획을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추가 실행 방안은 내년 1월로 미뤘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전날부터 매도세가 이어졌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경쟁력과 실적 성장 기대에도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AI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향후 반등 여부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 지속성과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 전망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HBM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최근 주가 하락은 단기 조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미국 기술기업의 투자 축소 움직임이 현실화하면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에도 하향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외국인 수급 회복도 중요한 변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면 지수 전체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다만 이번 급락만으로 반도체 업황의 상승 국면이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메모리 수요와 기업 실적이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주가에 먼저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반도체주 향방은 실적 개선 흐름과 시장 기대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빠르게 좁혀지는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투자 계획, HBM 공급 계약, 외국인 수급 변화가 향후 반등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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