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0일 수요일 14:57
외국인 또 던졌다…환율 1520원대 복귀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중동 리스크·반도체 급락 겹쳐 위험회피 확산…당국 개입 경계에도 원화 약세 지속

원·달러 환율이 사흘 만에 다시 1,520원대로 올라섰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졌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며 원화 가치가 다시 하락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1원 오른 1,524.2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8~9일 이틀간 하락했던 환율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주간 종가 기준으로는 17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 중동 불안을 지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 실제로 미국 증시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장중 8% 넘게 급락하는 등 기술주 중심의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국내 증시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23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자금을 회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율 상승 압력으로 연결된다.
특히 최근 시장은 단순한 환율 상승보다 외국인 자금 흐름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코스피가 전날 급등세를 보인 직후 하루 만에 급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된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과 증시 하락, 외국인 이탈이 동시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위험회피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환율이 1,530원 이상으로 추가 급등하지는 못했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외환시장 점검을 예고했으며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도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한 공동 검사에 착수했다. 보험업권에도 해외 투자 확대와 외화 포지션 증가를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상태다.
시장은 이제 환율 자체보다 중동 정세와 외국인 자금 흐름을 더욱 중요하게 보고 있다.
만약 중동 긴장이 장기화되거나 미국 반도체주 조정이 이어질 경우 외국인 매도세가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 반대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달러 강세가 진정된다면 환율 역시 다시 1,500원 초반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
현재 외환시장은 단순한 원화 약세가 아니라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를 시험하는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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