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서울

블록체인서울

뉴스

2026년 9월 23일 수요일 02:33

[기자수첩] 장 마감 뒤에도 1조원…애프터마켓이 바꾼 투자자의 하루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개장 첫 주 일평균 거래대금 1조1000억원…개인 비중 90% 넘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주식시장에서 ‘장 마감’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오후 3시 30분이면 하루 거래가 사실상 끝났던 과거와 달리 이제 투자자들은 저녁까지 실시간으로 주식을 사고판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4일 문을 연 애프터마켓은 개장 첫 주부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조1000억원, 거래량은 5485만주에 달했다.

정규장 거래대금의 4.6% 수준이지만 출범 첫 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볍게 볼 숫자는 아니다.

눈에 띄는 것은 개인투자자의 참여다. 애프터마켓 거래에서 개인 비중은 90.4%에 달했다. 외국인과 기관을 합친 비중을 압도한다.

낮 시간 동안 업무나 생업 때문에 시장을 지켜보기 어려웠던 개인들이 퇴근 이후 직접 거래에 나설 수 있게 된 영향도 작지 않아 보인다.

거래할 수 있는 종목도 대폭 늘었다. 전체 상장종목 2763개 가운데 2379개가 첫 주 애프터마켓에서 거래됐다.

기존 시간외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종목이 약 600개에 그쳤다는 점을 떠올리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크게 넓어진 셈이다.

물론 거래 시간이 길어졌다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하루 중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투자자 편의성은 높아진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중요한 경제지표나 기업 뉴스가 나온 뒤 국내 투자자가 다음 날 아침까지 기다리지 않고 대응할 수도 있다. 해외 증시와 국내 시장 사이의 시차를 줄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반대로 시장에 노출되는 시간 역시 길어진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90%를 넘는 시장에서는 단기 뉴스에 따른 추격매수와 과도한 매매가 늘어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애프터마켓이 막 출범한 만큼 가격 형성 과정 역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개장 첫날 변동성완화장치(VI)는 1112차례 발동됐다. 18일에는 553회까지 줄었지만 정규장 하루 평균보다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다만 이를 곧바로 시장 불안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애프터마켓의 첫 주 평균 고저변동성은 오히려 정규장보다 낮았다. 코스피는 정규장 3.8%에서 애프터마켓 2.1%로, 코스닥은 5.4%에서 3.5%로 낮아졌다.

더 주목할 부분은 국내 주식 거래시장의 경쟁 구도다.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이 등장하면서 기존 NXT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은 2조~3조원대에서 1조원대로 줄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시장 간 경쟁이 거래비용과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거래 시간이 늘고 시장이 여러 곳으로 나뉠수록 감시 시스템은 더 정교해져야 한다. 거래소가 연말까지 특별감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저녁 시간대 거래가 새로운 투기 공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시세조종과 이상거래를 조기에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애프터마켓이 보여준 첫 주 성적표는 분명 나쁘지 않다. 하루 평균 1조원이 넘는 거래대금은 투자자들에게 ‘장 마감 뒤에도 거래하고 싶다’는 수요가 상당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제 중요한 것은 거래 규모 자체가 아니다. 시장을 오래 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래 열어도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일이다.

애프터마켓이 개인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제도로 자리 잡을지, 또 하나의 단기 매매 무대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시장 운영에 달렸다.

Copyrights ⓒ BLOCKCHAINSEOU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장분석#자금흐름
목록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