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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31일 월요일 00:10

"한국은 돈 없어 포기, 일본은 내 삶이 먼저"…결혼 안 하는 청년들 이유 달랐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한일 청년의식조사 첫 공개…한국은 주거·육아비 부담, 일본은 개인 자유와 관계 형성 중시

"한국은 돈 없어 포기, 일본은 내 삶이 먼저"…결혼 안 하는 청년들 이유 달랐다

한국과 일본의 저출생 문제가 비슷해 보여도 청년들이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는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처음 공개된 '2026 한일 청년 의식 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년의 비혼 경향은 결혼 자체를 원하지 않아서라기보다 자산 형성의 어려움과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성격이 강했다.

반면 일본 청년은 경제적 안정뿐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생활방식,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의 부족 등을 결혼을 망설이는 주요 이유로 꼽았다.

◆ 한국은 '집과 육아비'…일본은 '내 생활과 자유'

결혼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묻자 한국 청년들은 주거비 부담 경감과 출산·육아 지원, 아버지의 육아 참여 등 구체적인 경제·제도적 지원을 중요하게 봤다.

한국 청년에게 결혼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장벽이 집값과 양육비라는 의미다.

반면 일본 청년들은 경제적 안정과 함께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환경, 법적 결혼에 얽매이지 않는 관계, 결혼 후에도 개인 취미를 유지할 수 있는 여건 등을 중요하게 꼽았다.

한국에서는 결혼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낮추는 문제가 우선이라면 일본에서는 결혼으로 개인의 자유가 줄어드는 데 대한 우려와 관계를 맺을 기회 자체가 부족한 것이 주요 장애물로 나타난 셈이다.

사회에 진입하는 속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 청년은 대학 졸업 이후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일본보다 길어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지고, 그 결과 연애와 결혼, 첫 자녀 출산 시점까지 함께 밀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원하는 자녀 수도 달랐다…일본은 '3명 이상'과 '0명' 양극화

이상적인 자녀 수와 실제 출산 계획에서도 한국과 일본 청년의 차이가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이미 자녀가 있는 기혼자의 27%가 3명 이상의 자녀를 희망했다.

반대로 자녀가 없는 가구 가운데 55.7%는 아예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출산에 대한 생각이 다자녀와 무자녀로 크게 갈리는 모습이다.

한국 청년은 기혼과 미혼 여부와 관계없이 1~2명 범위에서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양국 모두 저출생 문제를 겪고 있지만 한국은 경제적 여건에 맞춰 자녀 수를 줄이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일본은 출산 의향 자체가 극명하게 갈리는 차이를 보인 것이다.

◆ '우리 세대가 미래 바꿀 수 있다'…한국 34.7%, 일본 19.8%

미래에 대한 인식에서는 한국 청년이 일본 청년보다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신들의 세대가 국가의 미래를 밝게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 청년의 34.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일본은 19.8%에 그쳤다.

저출생 등 양국이 함께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질문에도 한국 청년의 40.1%가 찬성했다. 특히 한국 남성은 51.8%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일본의 찬성 비율은 23.7%였다.

미야모토 다로 주오대 법학부 교수는 한국 청년들이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여 있으면서도 결혼이나 연애에 대한 의욕은 상대적으로 높고, 자신들이 처한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조건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청년의 낮은 이직·창업 관심에 대해서는 장기 고용 관행이 변화를 맞고 있음에도 여전히 일정한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은 1975년부터 저출생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2025년 합계출산율은 1.14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 2023년 합계출산율 0.72명으로 저점을 기록한 뒤 소폭 반등했지만 2025년에도 0.80명 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양국의 저출생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한일저출산대책교류위원회'도 출범한다.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여한다.

일본에서는 고바야시 겐 일본상공회의소 회장과 아베 슈이치 나가노현 지사 등이 참여해 민간 차원의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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